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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군산을 달군 237명의 시낭송 열기' 2016 재능시낭송여름학교를 함께하며

재능문화 2016-08-23 19:14:09 조회수 6,013

 
 
 
 
군산을 달군 256명의 시 낭송 열기
-2016 재능시낭송여름학교를 함께 하며-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2016 재능 시낭송 여름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남의 항도 군산에서 개최되었다.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니 안내를 맡은 재능시낭송협회 중앙회와 전북지회 회원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모두들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전국에서 몰려온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데 한창이다.
 ‘2006년 재능 시낭송 여름학교첫해부터 시작하여 올해도 교무주임을 맡은 유자효 시인(재능시낭송협회 자문시인)이제는 재능시낭송여름학교가 끝나야 여름이 끝나는 것 같다. 이 행사는 국내 최고의 시낭송 캠프이며, 시낭송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256명이 참석해 주셔서 대박이다라는 말로 2 3일 일정의 재능시낭송여름학교의 개학을 선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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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재능시낭송협회 '여는 시' 공연모습 ]

 
이어 재능시낭송협회 경북지회에서 곽재구 시인의 시새벽편지’, 최동호 시인의 시구름 시집과 손택수 시인의 시물새 발자국 따라가다의 시낭송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새벽을 깨우고 세상을 유영하는 자유로운 느낌을 받으며 여름학교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기대가 컸던 첫 강연. 한국시인협회 최동호 시인이유년시절의 체험이 발효된 나의 문학과 알파고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은 최동호 시인이 러시아에서 가졌던 시낭송회 분위기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러시아의 시낭송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 차분했는데 중간 중간 청중사이에서 흘러나오는 흐느낌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하지만 기기에 의존하던 소설의 시대는 끝나고 시의 언어를 교감할 수 있는 시낭송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알파고가 시를 쓰게 될 것이다.” 최동호 시인은불꽃 비단벌레라는 시를 지은 사연도 들려주며, “시낭송은 발표력, 창의력 그리고 문학적 감수성을 풍부하게 한다.”라고 했다. “1편의 시를 낭독하는 250명의 시낭송가가 있다면, 그 시는 250편의 새로운 시로 재창조 된다고 말했다.

 곽재구 시인은우리 곁을 스쳐가는 따뜻한 일초들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서 시인은 매일 해가 뜨고 달이 뜨는 일이 가장 신비한 일이라고 말했다. 곽재구 시인은꿈속에서도 시를 쓴다. 18세부터 시 쓰는 일만 생각했다. 용산에서 송정리 가는 열차 안에서 시의 신이 찾아와 시집 한권을 써내라 해서 하루에 100편의 시를 지었다. 밥 먹으면서도 걸어가면서도 시만을 생각하니 언젠가 먹고사는 것도 해결되고 아파트와 자동차까지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또 시인은 인도에 거주하며 경험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서로 자리를 내주며 평화롭고 아름답게 서 있는 한 쌍의 연인의 모습, 터무니없는 가격에 종이배를 팔지만 어린 시절 비가 내리던 날 종이 배를 띄우던 기억을 떠올라 돈을 지불하고 종이배를 사게 되었던 어느 노점 소녀의 이야기, 한두 장 팔기도 어려운 어느 청년이 성실히 그린 그림을 수십 장 사준일 등. 곽재구 시인은 인간이 신이 될 때란 사랑하고 아이를 낳을 때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시집을 사보길 당부하며, 시집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강은교의풀잎과 미당의질마재 신화의 시집을 추천해 주기도 하였다. ‘내 영혼의 신이 당신도 사랑해 주길이라는 의미의나마스테~.”, ‘네 모습이 좋은 데 그렇게 만들어준 네 선생님을 위하여 건배!’라는 의미의자이구루~.”라는 멋진 인사법도 함께 소개해 주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짧은 시를 누가누가 잘 읽나순서가 진행되었다. 청록집 맨 첫머리에 수록된 박목월 시인의 짧은 시 '', '윤사월', ‘청노루’, ‘갑사댕기‘, ’삼월‘, ’나그네 6편 중 선정하여 참가자들이 낭송하고 평가는 객석 청중들이 하는 시간이었다. 노래를 섞기도 하고, 듀엣으로 하기도 했다. 특히, 대구지회 김금주님과 서도숙님의 시낭송과 수화의 콜라보 무대는 극적 효과를 더하며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재치만점 아이디어가 가득한짧은 시 낭송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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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누가 짧은 시를 잘 읽나' 시상식]

 
이튿날 첫 강연자 김경복 시낭송가는시낭송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실습위주 강의를 진행했다. “낭송에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낭송의 속도를 빨리해 볼 것, 때론 속도를 줄이기도 하고, 감정의 과잉은 느낌이 늘어진다. 리듬감 없이 일직선으로 낭송하면 더 좋은 느낌일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감동이 있도록 해야 한다등등. 참가자들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낭송해보고 좋은 시낭송을 위해 함께 들어도 보고 바로잡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강연은 배우 최진실을 비롯하여 맥 라이언, 임청하 등과 같은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를 단골로 맡았던 성우 권희덕이 맡았다. 성우 권희덕은시는 생활의 지혜이고 나침반이다. 시가 장미꽃 같기도 하고 나쁜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 같기도 하며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건전지 같은 것이라고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는 손수건 같다. 슬플 때 눈물을 닦아주고 힘들 때 흘리는 땀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다.” 라고 했다. 정채봉의만남이란 시는 어느 자리에서 스피치에도 인용할 수 있다 하였다. 최근 이화여대 시위에서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의 노래보다도 시낭송을 했다면 더 지성을 추구하는 정당한 시위로 비춰졌을 것이라는 의견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안도현의 시스며드는 것도 낭독해 주었다. 성우로서 발성에 관해 들려준 몇가지 팁은잘 띄어서 읽고, 강약을 적용 할 것, 기승전결을 염두 해 두고 피치를 올려야 할 곳에서 정확히 올릴 것, 정확한 입모양으로 발음을 정확하게 할 것, 강하게 발음해야 할 때는 숨을 멈췄다 터트릴 것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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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에 집중하는 참가자들]


 손택수 시인은낭송과 침묵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가 가장 긴 시로 변화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시인은 그 예를 정형종 시인의을 통해 설명했다. “행과 행 사이에 1분간 침묵을 불러들이는 것. 10초만 흘러도 길다. 시간에는 심리적 시간과 물리적 시간이 있다. 부재(不在)의 상태에서 침묵은 깊이 퍼지게 하는 공명통이 있게 한다.”고 했다. 또한 미당의 시를 통해시란 무엇인가를 소개했다. 손택수 시인은시인도 허구를 쓴다. 언어와 시인 사이에는 프리즘이 있고, 시인은 각자에 사상에 따라 따져 고쳐야 한다. 자동화된 의식을 의심하는 시처럼 자신을 끊임없이 갱신시켜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찰리 채플린과 장콕토의 만남에서 서로 침묵으로 시적진술을 한 일화를 통해 언어가 아닌 눈빛 등의 감정교류를 통해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시인은 끝으로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들을내 것으로 만들 것을 당부했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시낭송 강의와 실습 가운데 잠시 짬을 내 군산 관광의 시간을 가졌다.

 전국 공립 5대 박물관에 속한다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광에서는 옛 일본 통치의 발자취와 역사, 군산의 개항, 변화와 역사를 관람할 수 있었다. 선박, 등대 등 해양에 관한 전시물과 옛 군산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한 근대생활관은 항구도시 군산의 삶과 애환을 느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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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광중인 참가자들]

   
저녁 식사 후 다음 날로 예정되어 있던 유자효 시인 강연이 앞당겨져 이어졌다. 한 시화전에서 자신의 자작시 낭독을 듣고 부자연과 감정의 과잉으로 어느 노인이 구역질난다며 뛰쳐나간 일화를 통해시낭송은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말하듯 해야 한다. 시를 쓴 시인보다 낭송가가 더 시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시낭송 한편에 자기 인생의 전 무게를 거는 것, 시를 이해하기 위해 시인에게뭘 이야기하는 거냐며 집요하게 묻는 성실성, 표준 한국어 문법을 통해 발성연습을 할 것, 만해축전 사회를 볼 때, 한 무용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자기 무대를 끝내고 바로 쓰러져 버린 일, 프랑스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시를 외우게 하여 모국어 습득의 문을 열게 하고, 평생의 문학적 소양이 되게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자효 시인은 건성으로 폼 잡지 말고 핵심으로 들어가 시낭송 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이틀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팀워크를 이루어 열심히 준비한 시낭송 퍼레이드의 순서가 진행되었다. 언제 그렇게 준비를 했는지 의상도, 소품도 연기도 놀랍다. 모두 함께 감동하고 열광하는 시간이었다. 극적인 무대에 모두가 참여함으로써 시를 더욱 깊이, 온몸으로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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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낭송 퍼레이드 중]

 
셋째 날 참가자들의 시낭송 실력을 뽐내는 여름학교 시낭송경연대회가 진행됐다. 참가자는 무려126명 이었다. 1 30초 낭송으로 시간제한까지 두었으나, 예선과 본선을 합해 장장 5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전국의 재능시낭송협회 실력자들이 겨룬 쟁쟁한 대회였다.

유자효 시인은 심사 소감에서최고의 대회를 봤다. 마치 서울 본선대회를 심사한 것 같다며 여름학교 시낭송경연대회의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상을 받은 사람은 물론 참가한 사람,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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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낭송경연대회 수상자 단체사진]

   
2 3일간의재능시낭송여름학교일정은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가한 열정의 2 3일 동안 참가자 모두는 시에 빠져 꿈길을 거닐 듯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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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재능 시낭송 여름학교 단체사진]


따지고 보면 재능시낭송여름학교 외에도 시낭송과 관련한 수많은 단체가 다양한 행사를 주관한다. 그중에서도 유독 재능시낭송여름학교가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낭송의 순수성과 열정, 전문성과 전통을 지켜가는 집념이 살아있기 때문 아닐까.

참가자 중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시낭송이 참 신기해요. 밥을 주는 것도 아닌데 배가 부르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니 말이에요

그 말에 정답이 있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무엇을 위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순수성을 지켜가는 시낭송 운동을재능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정을 마무리 하며 만해 한용운의 시님의 침묵한 구절이 떠오른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 -
 해를 거듭할수록 열기가 더해지는재능시낭송여름학교를 통해 더 많은 시낭송의 열정들과 반갑게 재회하기를 기대해 본다.
_ 신동주(전북재능시낭송협회)